8/ 1 (토) 여름 일기
저녁스케치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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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내 마음의 밭에는
밤새 봉우리로 맺혀 있던
한 마디의 시어(詩語)가
노란 쑥갓꽃으로 피어 있습니다

비와 햇볕이
동시에 고마워서
자주 하늘을 보는 여름

잘 익은 수박을 쪼개어
이웃과 나누어 먹는
초록의 기쁨이여

우리가 사는 지구 위에도
수박처럼 둥글고 시원한
자유와 평화
가득한 여름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나는
다림질한 흰 옷에
물을 뿌리며 생각합니다

우울과 나태로
풀기 없던 나의 일상(日常)을

희망으로 풀먹여 다림질해야겠음을
지금쯤 바삐 일터로 향하는
나의 이웃을 위해

한 송이의 기도를 꽃피워야겠음을



이해인 수녀님의 연작시,
<여름 일기> 두 번째 글이었습니다.




8월을 여는 우리 마음도,
꼭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힘겨운 계절인 만큼
조금 더 돌아보며, 조금 더 나누며 살 수 있길..
그 예쁜 마음으로
풀기 없이 늘어진 일상을 빳빳하게, 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