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내 귀에 매미
저녁스케치
2015.08.03
조회 743



여름과 함께 오는 매미 소리 -
정말이지 밤낮으로 우렁차게, 매미들이 울고 있는데요
근데.. 매미 소리가,
여러분 귀엔 어떻게 들리시나요?
이규리 시인은
<당신이라는 모든 매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기적인 생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우리 안에는 당신이라는 모든 매미가 제각기 운다.“라구요.
어쩌면 매미야 짧은 시간
구애를 하느라 열심히 울어대는 거지만,
사람들 귀에는,
“듣고 싶은 저 마다의 소리”로 들린다는 거지요.


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이면우 시인은,
“사람들이 울지 않으니,
울음이란 이렇게 우는 거라고,
숨 끊어질락 말락 질펀하게 울어 젖히는 거라고“ -
솔직하지 못한 시대, 시원~하게 울라고 권하구요.
반대로
같은 울음이어도 안도현 시인은 ‘사랑’을 발견합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 안의 다른 매미 소리”는 계속됩니다.
“매미는 17년 동안 숙성시킨 침묵의 향기를
저 쨍쨍한 울음 소리로 토해내고 있다.“
이수익 시인은,
매미의 울음에서 ‘숙성된 인생의 향기’를 더듬구요
반면
매미의 짧은 생에서
생의 덧없음이 느껴진 걸까요.
일본의 하이쿠 시인 이싸는 말합니다.
“올 해의 첫 매미 울음 -
인생은, 쓰라려, 쓰라려, 쓰라려”


다시 매미 소리에 귀기울여봅니다.
어떻게... 들리시는지요?
적어도 “시끄러운 소음”만은 아니길..
그러기엔
매미의 삶은 너무나 짧고 찬연하고.
우리의 삶은
메마르지 않았으면...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