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3 (월) 어떤 시위
저녁스케치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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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주는 대로 받아먹던 전송기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전원을 껐다가 켜도
도대체 종이를 받아먹지 않는다
사무기기 수리소에 전화를 해 놓고
덮개를 열어보니
관상용 사철나무 잎 한장이
롤러 사이에 끼어 있다
청소 아줌마가 나무를 옮기면서
잎 하나를 떨어뜨리고 갔나보다
아니다
석유 냄새 나는 문장만 보내지 말고
푸른 잎도 한 장 쯤 보내보라는
전송기기의 침묵시위일 지도 모른다.
공광규 시인의 <어떤 시위>라는 글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귀찮고 짜증나는 상황인데,
그걸 “나무의 예쁜 시위”로 보는
시인의 눈길이.. 참 예쁘지요?
덕분에 우리 마음에까지 -
푸른 기운 하나 전해오는 기분입니다.
그래요. 조금만, 여유롭게 살기로 해요.
나무가 보내는 푸른 타전에 응답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소식 되면서.. 그렇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