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5 (수) 노각
저녁스케치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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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백 년 같은 여름날
주름진 할머니는 지친 몸을 이끌고
늙은 오이를 따러 텃밭으로 향합니다.
밤새워 뒤척이며 잠 이루던
할아버지의 입맛을 돋우고자
노각 무침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새콤한 고추장 양념을 버무린
노각 무침 한 접시가
할아버지 잃어버린 미각을 회복하여 주면 좋으련만...
오래 살아온 세월
또 하루를 견디어냈다고
서로 위안하며
늙은 오이를 곱씹으며
여름날이 그렇게 지나갑니다
김윤도님의 <노각>이란 글이었습니다.
하루가 백년 같은 여름날이라는 게 뭔지..
요즘 같아선 말하지 않아도 알 거 같지요.
힘겨운 더위지만
그런 날들을 이겨내는 힘은, 다름 아닌,
소박한 노각 무침 한 접시 같은,
작은 배려와 정성일 겁니다.
또 하루 견디었다고..
서로 다독이다 보면
그래요, 여름도 훌쩍... 지나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