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 (목) 마음의 방
저녁스케치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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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면
그 너른 들판이 펄럭이며 다가와
내 이야기를 듣는 벽이 된다

그저 떠돌던 바람도
큰 귀를 열고 따라 들어온다
커피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노라면

나는 잊혀진 왕족처럼 적막한 고독감과 함께
잃을 뻔한 삶의 품위를 기억해낸다
마음의 4분의 1은 외롭고 또 4분의 1은 가볍고
나머지는 모두
무채색의 따뜻함으로 차오른다

두어 개 박힌 대못 위에
수건 한 장과 거울을 걸어두는 것
그리고 몇 자루의 필기구만으로
문명은 충분한 것임을 깨닫는다

마음 속이
작은 방만큼만 헐렁했으면



김수우님의 <마음의 방>이었습니다.





가끔은 방도, 마음도, 깨끗이 비워볼 일입니다.
대신.. 한꺼번에 비우지 마시구요.
덜 중요한 것부터, 하나 하나 비워가 보는 거예요.
그렇게 우리 마음도 작은 방처럼 헐렁했으면...
그 안에서 오히려,
가장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