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 (수) 일기예보
저녁스케치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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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반듯한 페이지에
지렁이 한 마리 온몸을 밀어 무언가 쓰고 있다
철자법이 맞지 않아도
똑똑한 사람들 모두 비라고 읽는다
한 획만으로도 충분히
천기를 누설하고 있다
내일은 꿈틀꿈틀 비 오시는 날
비라고 써도 사랑이라고 읽는 사람에게
긴긴 연애편지나 써야겠다



이화은님의 재미있는 시, <일기예보>였습니다.





가만히 보면요,
자연은 저마다의 몸짓으로 여름을 나고,
저마다의 언어로 내일을 예보해주기도 하죠.
지렁이는 온몸으로,
매미는 부지런한 울음 소리로
‘비’를 예보해주는 저녁.
비처럼 다가가 내리고 싶은..
그리운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말로, 글로, 때론 행간과 몸짓으로, 가닿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