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토) 저 모습
저녁스케치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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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다 죽는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기 위해
천일을 물속에서 보낸다
스무 번도 넘게 허물을 벗는다
하루를 살기 위해

일주일을 살다 죽는 반딧불은
일주일을 살기 위해
수컷을 유혹해 알을 갖는다
꽁지에 불을 뿜고 날아다닌다
일주일을 살기 위해

허물도 벗지 않고
불도 뿜지 않고
오십 년도 넘게
잘도 사는 나여


천양희 시인의 <저 모습>이란 글이었어요.



그러고 보면
세상에 쉽게 볼 건 하나도 없는 거 같아요.
‘미물’이라며 쉽게 부르는 저 작고 여린 것들조차,
일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저 작은 생도,
저리 치열하게, 뜨겁게 살아가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남기며 살고 있는가..
아니, 지금 이 순간, 난 얼마나 치열한가..
문득,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