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3 (화) 화초와 잡초 사이
저녁스케치
2015.06.23
조회 603




들꽃 화단에 꽃들 피었다
동자꽃 범부채 물레나물
토요일 봉사활동 시간
들꽃 화단에 잡초제거란다
왁자지껄 풀을 뽑는지 꽃을 뽑는지
국희야 혜림아
야야 그것은 잡초가 아니란다
야야 그걸 밟으면 어떻게 하느냐 지청구했더니
홍수가 한마디 한다
잡초하고 야생화하고 뭐가 달라요
평소 말썽만 피워 미움 바치던 녀석이 언제 그렇게 여물었냐
내가 할 말이 없구나
뽑아 던진 쇠비름에도 노란 꽃이 맺혔구나
흔해빠진 달개비도 푸른 꽃이 훈장 같구나
그래, 무엇이 잡초고 무엇이 화초라더냐
이것은 해란초 이것은 풍선꽃
저것은 물레나물 저놈은 부처꽃
이놈은 인섭이 저놈은 기린초
엉겅퀴 민애 나래 참나리 꿩의 다리 상연이
미운 놈 고운 놈 마구 섞여서
잡초와 화초가 마구 섞여서
사람과 화초가 마구마구 섞여서
너나없이 하나 같이 들꽃 같아서
토요일 2교시가 온통 꽃밭이다



복효근님의 글이었습니다. <화초와 잡초 사이>





우리 눈에나 이건 꽃이고, 저건 잡초지..
꽃들 입장에선 이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사람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얼마를 가졌는지,
얼마나 똑똑한지, 비교하지 말기로 해요.
대신 저마다 개성을 비교해 보세요.
그럴 때 세상은 온통,
어우러져 피어나는 꽃밭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