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목) 6월의 편지
저녁스케치
2015.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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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손바닥만큼 자란
6월의 진초록 감나무 잎사귀에
잎맥처럼 세세한 사연들 낱낱이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지독하고도 쓸쓸한 이 그리움은
일찍이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잘도 피어나던 분꽃
그 까만 씨앗처럼 박힌
그대의 주소 때문입니다

짧은 여름밤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초저녁별의 이야기와
갈참나무 숲에서 떠도는
바람의 잔기침과
지루한 한낮의 들꽃 이야기들일랑
부디 새벽의 이슬처럼 읽어 주십시오

절반의 계절을 담아
밑도 끝도 없는 사연 보내느니
아직도 그대
변함없이 그 곳에 계시는지요.




허후남님의 글이었습니다, <6월에 쓰는 편지>




그러게요.
어느새 저녁 무렵이면 분꽃이 피고
파랗게 감이 익어가고
조랑조랑 주홍빛 살구가 맺히는 계절이네요.
이 좋은 6월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6월이 다 가기 전에 그리운 이에게 편지 한 장 써보시죠.
6월을 꼭꼭 눌러 담아 푸른 그리움과 함께...



* 강남균님이 추천해주신 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