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토) 여름 별자리
저녁스케치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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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에 가서
별을 보았다.
감자밭에서 돌아온 어머니 호미 같은
초승달이 서쪽 산자락으로 지고
감자꽃 같은 별들이 돋아났다.
어미곰과 아기곰이 뒹굴며 노는 큰곰 작은곰 별자리
은하수 물방울을 퉁기며 솟구치는 돌고래 별자리
직녀가 거문고를 뜯고 있는 거문고 별자리
나는 어렸을 때 배웠던 별자리 이름들을 다시 불러보았다
그 이름에 대답하듯 별들이 온 하늘 가득
뽕나무 오디 열매처럼 다닥다닥 열렸다.
별똥별 하나 저 멀리 밤나무 숲으로 떨어졌다.
저 별똥별은 가을에 밤 아람으로 여물어
밤송이 같은 아이들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리라.
아내는 세상에나! 별이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여기 다 모여 있었네 하면서 별처럼 눈을 반짝거렸다.
그리고 옥수수를 따서 담은 바구니를 머리에 이듯
별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서 있었다.
세상에나!
우리는 낮이나 밤이나 아름다운 별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우리는 외양간이 달린 민박집 방에서
별들과 하룻밤을 보냈다.
송아지를 낳은 지 얼마 안 되는 어미 소는
가끔 깨어 송아지를 혀로 핥아주고
그때마다 별들은 잠을 깨어
딸랑딸랑 워낭 소리를 내곤 했다.
이준관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여름 별자리>
별은 늘 거기서 빛나고 있었는데
우리.. 너무 오래 잊고 살았네요.
하 많은 별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던,
그 빛나던 여름밤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