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5 (금) 겨울꽃
저녁스케치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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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벌판
어느 후미진 곳에
마를 대로 마른 꽃들이
더러는 하늘을 쳐다보고
더러는 주위를 돌아보며
더러는 땅을 굽어보며
허연 눈밭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휘어진 세상
휘어진 몸을 가까스로 견디며
흐느끼고 있다.
조태일 시인의 <겨울꽃>
꽃이 드문 겨울이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꽃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줄기로, 뿌리로 남아 땅속에서 봄을 기다리지요.
거센 삭풍을 견디다 보면 훈훈한 남풍이 불어오고
기나긴 어두운 밤도 따스한 햇살에 조금씩 물러가듯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은 옵니다.
그러니까 우리, 서로의 손을 더 꼭 잡고
어려운 시기를 끝까지 버텨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