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6 (토) 비빔밥 한 그릇
저녁스케치
2024.01.06
조회 389
콩나물이 뚝배기 속에 보이고
고사리도 뚝배기 속에 보이고
새빨간 고추장도 뚝배기 속에 보이고
살코기 참기름 깨소금도 뚝배기 속에 보이고
콩나물 맛이 그래서 분명히 담겨 있고
고사리 맛이 그래서 분명히 살아 있고
고추장 매운 맛도 그래서 분명히 살아 있고
그런데 콩나물 맛만은 아니다
고사리 맛만은 아니다
고추장 맛만도 아니다
이 맛은 저마다 합쳐져서 빚어내는
오래전 조상들이
다독거려 간직해 온
언제나 한결같은 한 가지 맛이거늘
내 오늘 이 도시 한 허름한 식당에 들러
콩나물도 고사리도 새빨간 고추장도
다 함께 어우러진 비빔밥을 맛보면서
먼 훗날 우리 모두 다 함께 어우러질
아름다운 그 큰 힘을 아득히 꿈꿔본다
김명수 시인의 <비빔밥 한 그릇>
슴슴하고 조금 맛이 부족한 재료들도
한데 모아 고추장 넣고 쓱쓱 비벼
참기름 한 번 두르면 아주 맛난 별미가 되죠.
우리도 그렇게 따로 또 같이, 힘을 모아서
맛깔나는 인생을 만들어 가기로 해요.
서로의 다른 점은 이해로 감싸주고
좀 부족해도 칭찬으로 격려하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