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2 (금) 전화 대화
저녁스케치
2024.01.12
조회 419

나의 연인이여
사랑하는 사람아
전화를 했으면
말을 해야지 않습니까

“나야” 하고서는
왜냐고 물으면
“그냥 보고 싶어서”
대답하고는 한동안
아무런 말 없이 있으면
어찌 합니까

“무슨 일 있는 거야?”
물으면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대답하고는 한동안
아무런 말 없이 있다가
“사랑해 잘 있어 이 말을 하려고 했어”
하는 그대

우리는 때로
마음만 전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은 이래서 하고픈 것입니다
사랑은 이래서 빠지고 싶은 것입니다

용혜원 시인의 <전화 대화>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어디 쉬운가요.
표정을 보지 않고 속마음을 읽는 건 또 어떻고요.
그래선지 직설적인 표현이 더 와 닿을 때가 있어요.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갑자기 보고 싶은 거 있지.
그냥, 사랑한다고.

가끔은 그렇게 툭, 진심을 던져 봐요.
그 사람도 그 말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