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5 (목) 내가 가장 아프단다
저녁스케치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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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유안진 시인의 <내가 가장 아프단다>


고통의 화살이 남에게서 왔다고 여기면
잠깐 편할지는 몰라도 탓만 하는 고질병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화살이 내게서 비롯됐다고 여기면
잠 못 이루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만
결국 성숙함이라는 선물을 받게 되지요.
어떤 결과든 그것을 선택한 건 나 자신,
모든 일의 시작은 바로 나라는 걸 늘 기억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