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나에게 안부를 묻다
저녁스케치
20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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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뭐 먹을까?” 하면,
늘 “아무거나”,
혹은 “다들 좋은 걸로 하세요” 이런 사람들.
집안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더 그렇죠.
아이들의 음식 취향은 세세히 알고,
식탁엔 늘,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들 위주로 차리고
부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정작 본인의 취향은 뒤로 밀리는 사람.
아니, 많은 순간, 엄마에겐
그 흔한 ‘취향’조차도 묻지 않곤 하는 걸요.


그렇게 무취향의 혹은 양보가 습관이 된 사람들에겐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의 취향은 잘 맞추고,
다른 사람의 안부는 잘 물으면서도
정작, 나 자신의 안부를 묻는 일엔 서툴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많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괜찮아?” 수없이 묻지만,
막상 내가 안녕한지, 나는 괜찮은지,
우리 얼마나 묻고 사시는지요?
어버이날이라, 어린이날이라, 부부의 날이라서..
타인의 취향과 식성은 부지런히 살피면서
정작, 내 취향은 뭔지, 너무 잊고 산 건.. 아닌지요.


챙길 날도 많고,
신경 써야 할 관계들은 더 많았던 5월도
이제, 저물어 갑니다.
이 5월이 다 가기 전에,
꼭 한번, 나에게 안부를 물어 주세요.
안부를 묻듯, 나에게 “괜찮아? 지낼 만 해?”
물어봐주세요.
“좋아하는 거 뭐야? 오늘은 그거 꼭 먹자.”
먹고 싶은 거, 꼭 가고 싶었던 곳, 꼭 사고 싶었던 것도,
한번 챙겨 보시구요.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묻는 날,
나를 꼭 한번 안아주며 나를 대접하는 날 -
오늘은 그런 날로 삼아 보시죠.

당신의 오늘은.. 안녕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