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 (목) 특급열차를 타고 가다가
저녁스케치
2015.05.28
조회 618
이렇게 서둘러 달려갈 일이 무언가
환한 봄 햇살 꽃그늘 속의 설렘도 보지 못하고
날아가듯 달려가 내가 할 일이 무언가
예순에 더 몇 해를 보아온 같은 풍경과 말들
종착역에서도 그것들이 기다리겠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산역에서 차를 버리자
그리고 걷자 발이 부르틀 때까지
복사꽃숲 나오면 들어가 낮잠도 자고
소매 잡는 이 있으면 하룻밤쯤 술로 지새면서
이르지 못한들 어떠랴 이르고자 한 곳에
풀씨들 날아가다 떨어져 몸을 묻은
산은 파랗고 강물은 저리 반짝이는데
신경림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특급 열차를 타고 가다가>
그러게요.
뭐가 그리 바쁘다고, 특급 열차라도 탄 사람처럼 굴었을까요.
아니, 특급 열차에 올라서도
안달복달,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진 않은지..
그렇게 서둘러 달려가서 뭘 얻겠다고 말예요.
삶의 속도를 줄여봅니다.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들,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표정이..
이제는 좀 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