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금) 다음부터
저녁스케치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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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어딘가 근지러워 남모르게 몸을 꼰다
다음에 또, 그럼 다음에
그래서 다음에는 가보지 못한 길이 있고
달달한 사랑도 있고 전하지 못한 안녕도 있다
갚아야 할 말빚도 기다리고 있지
읽다 남겨 둔 에세이도 있고
밤새 들어보고 싶은 음악도 있을 것이다
한 잔 하자는 약속도 멀쩡히 살아 있다
정말은 정말 다 다음에 묻어두는 게 아닐까
다음은 모든 이의 어쩌지 못한 꿈이다
다음에는 없는 것이 없다
있다 다음에는 딱 한 가지
지금이라고 말하는 이 순간만은 없고 또 없다
다음이라고 말할 때 부디 조심하자
다음부터!



박세현님의 글이었습니다, <다음부터>.




다음에 보자, 다음부터 하지 뭐...
그러고 보니 우리 참,
습관처럼 다음으로 미루고,
‘다음부터’..라는 말을 쓰며 사네요.
올해도 벌써 6월, 중순을 돌아서려 하고 있습니다.
다음이란 말은 이제 그만.
지금, 이 순간, 이 시간부터. 시작해보는 거예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