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 (수)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저녁스케치
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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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 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 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신달자님의 글이었습니다,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봄에는 굳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그저.. 꽃그늘 아래 잠시 머물러 보고
봄비 지난 자리, 눈부신 신록 길을 나란히 걷고...
그러다 보면
마음도 저절로 열리고, 사랑도 더 깊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깊어진 사랑만큼,
또 하나의 봄이 저물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