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춤추는 신호등
저녁스케치
2015.05.18
조회 638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기다림은 지루하기 마련이지요.
나른한 5교시의 수업이 끝나길 기다린다던가,
끝없는 엄마의 잔소리를 견딘다든가,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린다던가,
- 하는 것들처럼 말예요.
근데 여기,
여기, 기다리는 지루함을
아주 재미있게 바꾼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포르투갈 리스본의 번화가
한켠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길을 건너려는 사람들은
평소처럼 빨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길 기다리며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는데요,
갑자기 신호등 속에 그려진 작은 사람이,
춤을 추는 게 아니겠어요?
현란하면서도 재미있게 춤을 추는
조그만 ‘빨간 사람’을 보느라
사람들은 기다리는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고
기다리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지요.
심지어 꼬마 사람의
춤을 함께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춤추는 신호등’은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은 생각했지요.
아무리 캠페인을 벌이고 범칙금을 매겨도,
끊임없이 무단 횡단을 하고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바로, “기다리는 지루함”이 아닐까.
그리고 지루함을 덜어주려는 아이디어로,
춤추는 신호등이 탄생했던 건데요
결과는 놀라왔습니다.
춤추는 신호등이 켜지는 동안,
무단 횡단은 무려 80%나 줄었다고 하네요.
또 다른 곳, 캐나다 몬트리올에는,
“그네”가 있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해요.
정류장 천장에 그네를 달아 의자를 대신하게 했는데요
이 역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그네를 재밌어 했고,
그만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래요.
무조건 하지 마라..
혹은
무조건 견디면 된다..는 안일함이야말로,
어쩌면 삶의 지루함,
일상의 무료함을 더하는 함정이 아닐까요.
지루함을 날려버릴 반짝이는 생각 -
우리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