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월) 알 리가 없지
저녁스케치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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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 문질러 마룻바닥 윤내며
빡빡 구구단 외던 입으로
꿀꿀이 오줌보에 바람을 불어넣었지
지금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야 마땅할
술래잡기, 말타기, 곰배팔이, 비석치기도
정말로 하고 놀았지
집에 오면 두 주먹과 열손가락으로
빚어내는 그림자 염소랑 토끼 따위
염소수염 까닥까닥 미동할 때
목젖 다 드러내며 까르륵 웃어재꼈던
몸으로 친했던 놀이를
요즘 아이들 알란가 몰라
아버지가 기꺼이 내어주신 넓은 등이
운동장이 되고 말 잔등이 되기도 하는 것을
민첩한 엄마의 오자미 저글링에
입은 헤 벌어지고 넋은 다 빼앗겨서
존경의 마음 은근했던 역사적인 그 유희를
요즘 아이들 알기나 할까
명랑한 누이와 누이의 친구들이
앞마당 한가운데서 벌이는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흥겨운 가락에 내 어깨가 들썩였던 사실을
요즘 아이들 까무라쳤다가 깨어나도 알 리가 없지
권순진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알 리가 없지 >
요즘엔 친구를 사귀려면
골목이나 놀이터가 아니라, 학원에 가야 한다던가요.
별 거 없어도, 그저 아이들 왁자지껄하게 모여
재밌게 놀던 유년의 즐거움을,
그러게요.
요즘 아이들은 정말.. 알까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