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4 (화) 낙화
저녁스케치
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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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햇살이 고운 것은
더 큰 바다를 물들이기 때문이지요
너나 없이 떠올라 출렁이는 바다 위에
푸른 별들을 띄우기 위함이지요
썩지 않는 말(言)들이 둥근 해가 되어
풍경을 지우는 이 세상에,
지는 꽃잎이 더 아름다운 것은
젖은 발자국을 덮어주기 때문이지요
오직 낮은 데로 흐르고 흘러
지상의 길들을 물들이기 위함이지요
백창일님의 <낙화>라는 글이었습니다.
앞 다투어 피어나던 꽃들이
이제는 하나, 둘 지고 있지요.
그러고 보면 꽃은, 처음과 끝이 다 아름답습니다.
한번은 피어나면서 세상을 환하게 채우고
또 한번은 지면서 지상의 길들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지는 꽃들이 전하는 위로마저 향기로운 -
봄비 내리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