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토) 자연의 주머니
저녁스케치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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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씨 뿌려놓은 잎상추는
여름까지 푸짐하게 밥상에 오른다
새 해 전에 씨 뿌려놓아
해마다 새로 돋는 정구지는
푸른 제 몸 아낌없이 내준다
논두렁에 콩알 한 알 묻어 놓으면
콩잎은 콩잎대로 콩은 콩대로
모두 은현리 사람의 반찬이 된다
씨앗 한 톨에서 시작해 이루는
자연의 수북수북한 주머니여
너는 또 어떤 손을 가졌기에
아낌없이 주는지 다 꺼내주는지
고맙다 참 고맙다
한 톨 볍씨로 출발한 어린 벼들도
제 황금 주머니 통째 주라고
봄볕 여름 직립으로 서서 견디고 있다.



정일근님의 <자연의 주머니>란 글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자연만큼 ‘큰 손’도 없네요.
씨앗 하나를 심으면
30배, 100배로 되돌려 주는, 인심도 후한 자연의 주머니.
올해도 감사한 마음으로, 잘 받아야겠습니다.
우리도 그 넉넉한 마음 한자락 - 배워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