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30 (월) 꽃보자기
저녁스케치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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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보자기에 나물을 싸서 보내왔다
남녘엔 봄이 왔다고.
머리를 땋아주시듯 곱게 묶은
보자기의 매듭을 풀자
아지랑이가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남녘 양지바른 꽃나무에는
벌써 어머니의 젖망울처럼
꽃망울이 맺혔겠다.
바람 속에선 비릿한 소똥 냄새 풍기고
송아지는 음메 울고 있겠다.
어머니가 싸서 보낸 보자기를
가만히 어루만져 본다.
식구들의 밥이 식을까봐
밥주발을 꼭 품고 있던 밥보자기며,
빗속에서 책이 젖을까봐
책을 꼭 껴안고 있던 책보자기며,
명절날 인절미를 싸서
집집마다 돌리던 떡보자기며,
그러고 보면 봄도 어머니가
보자기에 싸서 보냈나 보다.
민들레 꽃다지 봄까치풀꽃
한 땀 한 땀 수놓아 만든
꽃 보자기에 싸서
이준관님의 <꽃보자기>란 글이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우리 보자기를 보면 감탄을 한다고 하죠.
정형화된 가방에 비해 뭐든 다 품어주는 보자기.
넉넉한 고향의 인심,
우리네 어머니들의 마음을
꼭 닮은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봄이 가지고 온 꽃보자기도 마음 것 펼쳐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