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31 (화) 아름다운 거리
저녁스케치
2015.03.31
조회 535



이쪽 나무와 저쪽 나무가
가지를 뻗어 손을 잡았어요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거리에서
잎과 꽃과 열매를 맺는 사이군요

서로 아름다운 거리여서
손톱 세워 할퀼 일도 없겠어요
손목 비틀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서로 가두는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도

이쪽에서 바람 불면
저쪽 나무가 버텨주는 거리
저쪽 나무가 쓰러질 때
이쪽 나무가 받쳐주는 사이 말이어요



공광규님의 <아름다운 사이>란 글이었습니다.



사랑은 종종 모순을 낳습니다.
분명 사랑이로 시작했는데,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어느새 집착이 되고,
상대를 할퀴는 아픔이 되는.. 사랑의 모순.
사랑한다면.. 거리를 지켜 주세요.
그 거리가, 아름다운 사이를 만듭니다.
이제 막 새순을 틔워내는, 저 봄나무들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