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새 봄에는 새롭게
저녁스케치
2015.04.06
조회 738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4월은 행복한 달일 겁니다.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달, 4월.
그런데 봄꽃들을 가만히 보면요,
저마다 조금씩 ‘나이’가 다르게 느껴지지요.
개나리는
앙증맞은 노란 종 같은 모습 때문일까요,
까르르.. 웃음보 터지는 아이들 같구요.
진달래는
순박한 미소를 지닌,
수줍은 산골 아가씨의 느낌이 들지요.


반면에 지금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에게선
스무살 아가씨의 발랄함이 느껴집니다.
홀리는 듯 한 매력으로,
한순간에 꿈결같이 피었다
한순간에 허무하게 져버리는 모습까지,
아차.. 하는 사이 멀어진 스무살 청춘의 모습을 꼭 닮았다 할까요.
그런가 하면 목련에서는
우아한 중년 여인의 기품이 느껴지지요.
목련꽃 가득 핀 뜰을 보면
“탕아는 당신의 뜰에서 참회로 울고 싶다.”던,
어느 시인의 심정이 뭔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이렇듯 저마다의 매력으로
저마다의 봄을 물들이는 봄꽃들.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한 거 같습니다.
모든 봄꽃들은,
모든 봄의 나무들은,
해마다 새롭다는 사실이지요.
이제 막 자리를 잡은 어린 나무나,
아름드리 고목나무나,
봄에는 약속한 듯, 연둣빛 새순을 틔워 올립니다.
오히려 오래된 벚나무에서
꽃들은 더 찬란하고 아름답게 피어나지요.

그래요.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이든, 새 봄에는 새롭길..
새롭게 꽃피워내고, 연둣빛으로 찰랑이길..
지금, 두근거리는 가슴이 이끄는대로 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