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8 (수) 눈주름 악보
저녁스케치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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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꽃그늘 돗자리 위에서
모로 누워 자는 아내의 눈주름을 본다
햇볕도 그늘을 만들고
꽃나무도 그늘을 거느리는 걸 보면
아내에게도 그늘이 많았을 것이다
꽃나무 가지에 앉았던 바람이 깃을 치자
눈주름 위에 음표로 내려앉는
꽃잎 몇 장
저녁이 와서
노을 한 폭 개어다 덮어주는데
낡은 몸에서 오래된 풍금소리가 터져 나온다
공광규 시인의 글이었어요, <눈주름 악보>
벚꽃 그늘 아래 앉아 있으면
잠시 꿈인 양,
지친 눈주름에서도,
낡고 오랜 몸에서도 맑은 풍금 소리가 들려올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누군가 고운 눈길로 바라봐주는..
참 좋은 봄날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