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1 (토) 낮잠
저녁스케치
2015.04.12
조회 474
꽃 피운 목련나무 그늘에 앉아
누군가 부쳐온 시집 펼쳐놓는다
아니 시는 건성으로 읽고
행간과 행간 사이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햇살은 낱알로 내려 뜰 가득 고봉으로
소복 쌓이고 시집 속 봄볕에
나른해진 글자들
느슨하게 깍지를 풀고
꼬물꼬물, 자음과 모음 벌레 되어 기어나온다
줄기와 가지 따라 오르고
꽃 치마 속 파고들기도 한다
간지러운 듯 나무가 웃고
꽃은 벙글벙글
이마에 책 쓰고 누워
배 맛처럼 달고 옅은 꽃잠을 잔다
이재무 시인의 <낮잠>이란 글이었습니다.
목련꽃 그늘에 누워 깜빡 잠이 든다면..
정말, 꽃잠에 들 거 같지요? ^^
꽃잠을 꾸는 아기처럼,
고단한 우리 삶에도 벙긋 - 미소가 번질 것 같은 봄날.
하루 쯤은 바쁠 거 없이, 세상일 다 미뤄놓고 -
배맛처럼 달고 옅은 꽃잠에 들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