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5 (목) 마음의 달
저녁스케치
2015.03.05
조회 645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있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 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 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천양희님의 <마음의 달>이란 글이었습니다.



사람들 머리 위로, 정월대보름, 둥근 달이 뜬 밤입니다.
대보름..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로 오늘 뜨는 달은 일년 중 가장 작은 달이라고 하죠.
그래도 여전히 ‘대보름달’..이라고 하고 싶은 건,
저마다 가슴 속에 맑은 소망들이 가득차 올라
마음은 벌써 보름달이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