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진심에 이르는 법
저녁스케치
2015.03.09
조회 732
사람 때문에 아프고, 사람 때문에 힘들고,
혹은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게 됐을 때.
가끔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 봅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날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단번에 알고
상대방이 원하는 걸 바로 아니까 착착 맞춰줄 수도 있고.
또 은근~한 속마음을 읽는 재미도 있고 말이죠.
그런가하면 반대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내 속을 다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 외치고 싶은 순간도 있어요.
상대방이 자꾸 오해를 한다든가,
진심을 말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그럴 때 말이죠.
마침.. 이런 바람들을 담은 영화 두 편이 있네요.
멜 깁슨이 주연한 영화 <왓 위민 원트>가 바로 주인공인데요,
바람둥이 광고회사 중역인 닐은,
우연한 기회에 여자들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덕분에 동료의 생각을 가로채 주목받기도 하고
좋아하는 여인의 호감을 사기도 하지요.
또 한편의 영화, <사토라레>는 반대의 경우예요.
한 시골 마을의 외과의사인 사토미는
자신의 생각이 주변인들에게 다 들리는, 사토라레인데요,
정작 사토미 자신만 그걸 모르죠.
결국 사토미가 짝사랑하는 여자는
사귀게 되면 자신의 사생활이 다 들킬까봐 그를 거절하고,
병원에서도 사토미에게 수술을 맡기지 않아요.
하지만
남의 마음을 읽어서 행복할 것 같던 닉은,
곧 알게 됩니다.
마음을 읽는다고 해도, 여전히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말이죠.
또 상대의 진심을 알고, 나의 진심을 전하는 일,
역시, 여전히 어렵다는 것도요.
사토미도 마찬가집니다.
자신의 생각이 다 읽힌다고 해서
진심까지 다 들키는 건 아니라는 걸.
진심은, 오로지 친밀한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벚꽃 흩날리는 봄날, 깨닫게 되지요.
복잡한 인간관계가 여전히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어쩌면 적당히 숨겨지고, 적당히 밝혀지는 지금이,
가장 좋은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백은 서툴 때 더 효과적이고
진심은 전하기 힘들기에 더 아름다운 것 아닐까요?
무엇보다 진심은 오로지,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오랜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