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수) 그 저녁은 다시 오지 않는다
저녁스케치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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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다
맑은 물 한 대야 그 발밑에 놓아 무릎 꿇고
누군가의 발을 씻겨 줘야 할 저녁이 있다

흰 발과 떨리는 손의 물살 울림에 실어
나지막이 무언가 고백해야 할 저녁이 있다

무릎 꿇고 누군가의
눈물 닦아줘야 할 저녁이 있다

언 두 볼과 떨리는 두 눈에 맺힌 눈물길 따라
나지막이 무언가 고백해야 할 저녁이 있다

그러나 그 저녁이 다 가도록
나는 첫 한마디를 시작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발을 감싸고
맑은 물로 씻어주지 못했다




이면우님의 글이었습니다.
<그 저녁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드는 저녁이면
세상의 숨결도 나지막해지고
우리 마음의 결도 한결 순해집니다.
뜨거운 무언가 고백하고 싶고
말간 눈물로 용서를 구하고 싶은 시간.
그런 저녁을 만나거든 꼭 고백하세요.
늘 곁에 있으려니.. 소중한 사람들 사라져 버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