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4 (토) 다시 피는 꽃
저녁스케치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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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 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도종환님의 <다시 피는 꽃> 중에서였습니다.
다시 꽃이 피고
다시 새순이 돋는 봄입니다.
하지만 그 찬란한 봄은,
지난 가을과 겨울의 포기가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변치 않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버리지 않고 새로워질 수는 없다고..
봄햇살 아래 피어나는 꽃 한송이가 말해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