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9 (목) 강에서
저녁스케치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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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던
단 한 번의 사랑으로도
강물은 저리 깊어질까
골짜기를 따라 흘러왔던
작디작은 사랑도
낮아서 들을 수 없던
여울소리까지도
흐르면서 깊어져서
살 속 깊이 무수한 말들 감춘 채
침묵하며 흘러가는 것일까
남몰래 용서받았던
수많은 실의를 딛고
조금씩 단단해진 일들과
흐린 영혼마저도
이 강물에 깃들어
날마다 부끄러우면
저리 깊어지고
맑아지는 것일까
고영조님의 <강에서>란 글이었습니다.
강은 깊을수록 말이 없습니다.
시냇물로 흐를 땐 조잘조잘.. 말도 많고
한번씩 뒤척이며 성을 내기도 하지만
긴긴 시간을 흘러 오다보면,
어느새 말없이 고요한 - 깊은 강이 되지요.
우리가 살아온 날들, 또 살아갈 날들 -
저 강물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월과 함께 더 깊고, 더 넓고, 더 맑은...
그런 인생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