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잃어버린 '왜' 찾기
저녁스케치
20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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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다른, 어린아이의 특징을 꼽으라면
“왜”라는 질문이 아닐까.. 싶어요.
정말.. 아이들 키우신 분들은, 공감하시죠.
“엄마, 왜 봄이 되면 따뜻해?”
“왜 개나리는 노래?”
“아빠, 밤하늘은 왜 검은색이야?”
호기심에 가득찬 까만 눈을 반짝이며,
하루에도 수십번 씩 “왜?”라고 묻는 아이들.
종종 대답을 하는 어른들이 먼저 지칠지언정,
아이들은 “왜?”라는 질문을 멈출 줄 모르죠.
아이들은 그렇게 “왜”라는 질문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며,
왜라는 질문을 통해 성장해 갑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요?
호기심으로 가득하던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고,
그 많던 “왜?”라는 질문이 사라져 버린 게..
그리고 그 무렵,
어쩐지 “왜?”라는 질문의 의미도 조금씩 변질이 되어갑니다.
“당신 왜 그랬어요?”
“왜 이런 일이 생겼지? 뭐가 잘 못된 걸까?”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하던 “왜?”라는 질문은
어느새 누군가를 탓하고,
이유를 찾아 단죄하는, 부정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이게 되죠.
그리고 더 많은 순간, “왜”라는 질문은 까맣게 잊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 방법을 묻는 질문만을 하며 살고 있네요.
봄입니다.
모든 낡은 것들도 새로워지는 봄에는,
까맣게 잊었던 “왜”라는 질문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어릴 적 우리를 더 넓고, 환한 세상으로 이끌었던 마법의 단어.
아니, 오늘도 여전히
“왜?”라는 호기심을 잃지 않은 소수의 어른들에 의해,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해 가는 걸요.
어떻게 해야 하나..는 고민은 잠시 내려놓아 보시죠.
대신 한번 쯤은,
왜 나는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원래 꿈꾸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해마다 봄을 맞는데 봄은 왜, 이토록 찬란한 지..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