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3 (월) 순서
저녁스케치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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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마당 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 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

그 다음에는 밭둑의
조팝나무가 튀밥처럼
하얀 꽃을 피우고
그 다음에는
뒷집 우물가 앵두 나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피어나고
그 다음에는
재 너머 사과밭 사과나무가
따복따복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사과밭 울타리 탱자꽃 이 나도 질세라, 핀다.

한번도 꽃피는 순서 어긴 적 없이

펑펑
팡팡
봄꽃은 핀다.


안도현 시인의 <순서>라는 글이었습니다.





봄꽃들이 모인 교실이 있어
누군가 <봄꽃 출석부>를 부른다면.. 어떨까요.
1번 매화는 벌~써 와서 대답을 했구,
2번 산수유도 노란 기침으로 인사를 대신했구요,
개나리, 진달래도 이제 막,
교실 문턱을 넘어온 거 같지요.
재잘재잘, 왁자지껄,
봄꽃들의 웃음 소리 가득한,
화사한 봄꽃 교실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