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닮은 사람들
저녁스케치
2015.02.22
조회 819


설 명절.. 잘 지내셨어요?
설 명절이 되면
부모님, 친지들, 아이들이 모여 북적거리는데요
그 분주한 풍경 속에서 문득,
“어쩜 저렇게 닮았을까”... 웃음이 나오는 순간들이 있지요.
할아버지, 아들, 손자가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뒷모습이 똑같다든가,
가르마 생긴 자리, 뭉툭한 손가락까지 닮은 모습에
한바탕 웃는다든가,
자매들은요, 나이가 들수록 목소리도 닮아가서요
목소리만 들어선 누가 누군지 헷갈릴 때도 있지요.


그뿐인가요.
가족은 함께 살다보면 성격이나 식성, 습관까지 닮아가죠.
아버지가 다혈질이면 아들도 다혈질인 경우가 많고,
느긋~한 부모 밑에선, 또 아이들도 느긋하구요.
말을 빨리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족도 다 말이 빠르세요. ^^
그러고 보면
가족이란 서로 닮은 사람들이자,
닮아가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인 거 같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
가족을, 거울과 같은 존재라고 하는 거겠지요.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71억 명이라는데...
그러고 보면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닮은 사람들,
나를 닮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대단하고도 소중한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설”이란,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나를 닮은 사람들이 있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행복을
일깨워주는 기회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다시, 가족들을 바라봅니다.
나와 닮은 사람들,
내가 닮은, 또 나를 닮아가는 사람들 -
부족하고 거친 모습마저 서로 닮아서,
때론 아프게 감싸고,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
애틋한 내 사람들..
그 따뜻한 고리가 오래 지속되길, 바람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