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3 (월) 자작나무 숲으로 업히러 간다
저녁스케치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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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으로 업히러 간다
나이테는 나이테를 가지는 가지를 업고
마디 굵은 솔가지는 부엉이를 업고
곤충마저 휘어져라 업고 있다

그렇게 서로의 이름표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서로의 체온과 슬픔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어주지 않는다면
어머니가 어부바 우리를 업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으리
따뜻한 등을 껴안지도 못 하였으리
나 몸무게를 줄이고 숲으로 들어간다

내 아이를 업고 잠재우는 여자에게로
여자가 업은 세월이 아이 하나 뿐이랴
바람 한 점 뿐이랴


임의진님의 글이었습니다.
<자작나무 숲으로 업히러 간다>



어릴 적, 어부바 해주시던
엄마의 따뜻한 등을 기억하시나요?
어른이 된 지금도
문득,
설움 복받쳐 오르는 날이면,
마음 기댈 곳 없어 쓸쓸한 날이면 -
엄마의 어부바가 그리워집니다.
토닥토닥.. 따뜻한 손길에
한 숨 말갛게, 자고 깨어났으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렇게, 서로 업히며 자라갑니다.
서로 기대며 - 숲이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