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토) 꽃과 별
저녁스케치
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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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많은 세월
하고 많이 별을 이야기해도
별은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고
그냥 거기서
몇 억 광년 전의 별빛을 보낼 따름이다
아무리 꽃을 노래해도
어린 시절 살구꽃을 뒷날 노래해도
그 꽃들은 그냥 거기서
며칠 동안 피어 있을 만큼 피었다가 져버릴 따름이다
이런 막막한 세상을 우리는
별을 이야기 하고
꽃을 노래하면서
나의 별 너의 꽃이라고 가슴 뛰놀고 있다
얼마나 비릿비릿 어린아이들의 늙어빠진 천진난만 그것인가
고은 시인의 <꽃과 별>이란 글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은 유한하나,
여전히 별은 반짝이고
살구꽃은 피고 지며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든다는 사실이,
애틋하면서도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언젠가 세상 떠나는 날까지 그렇게,
‘비릿비릿한 천진난만함’ 하나 간직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