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검색, 검색, 검색
저녁스케치
2015.01.26
조회 509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참 낯설었는데,
이제는 아주 익숙해진 단어가 있어요
주로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단어인데요,
아마 오늘도 벌써, 몇 번 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우리 삶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이 단어.
바로 “검색”이란 단어지요.
인터넷이 생기고, 이젠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시면서
검색을 하는 일이 아주 흔해졌지요.
예전엔 뭔가 잘 모르는 게 나오면
니가 옳네, 내가 옳네,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가물가물.. 기억을 더듬기도 하고,
가끔은 티격태격, 다투기도 했는데...
요즘엔 어디 그런가요.
바~로 스마트폰 하나씩 꺼내들고, ‘검색’에 들어가지요.

그뿐인가요.
방금 놓친 뉴스도 바로 검색해서 찾아보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싶으면
검색해서 동영상으로까지 즐기고,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요리법을 몰라도 바~로 레시피 검색하면 오케이.
심지어 요즘 젊은 친구들은요
소개팅에 성공하는 법이라든가,
연애하면서 궁금한 것들까지, 검색을 해서 알아보더라구요.
정말이지 검색어 몇 개만 조합하면
세상에 모를 것도, 못 찾을 것도 없을 거 같은 -
요즘이네요.

근데..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듭니다.
우리.. 너무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정답을 찾아가는 건 아닐까..
쉽고 빠르게 정답을 찾을 수는 있게 됐지만
대신,
책을 들춰보고, 옛 기억을 더듬고,
친구들끼리 기억을 맞춰보는 일 같은,
그런 재미와 수고를 잃어버린 거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검색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지요.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의 마음에 닿는 일,
돌아선 친구의 마음을 되돌리는 방법,
어릴 적 먹었던, 그리운 엄마의 손맛 같은..
연애도, 아니 인생도 그래요.
검색하고 묻기보다, 먼저, 부딪혀 보시길.
사람은, 이 세상은,
검색으로만 알 수 없는 것들이, 의외로 많은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