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커피, 7g의 기적
저녁스케치
2015.02.08
조회 822
오늘 많이 추우셨죠?
이렇게 추운 겨울날이면,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이 더 절실해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커피인 에스프레소 한 잔을 내리기 위해선
약 7그램에서 10 그램의 원두가 필요하다고 하죠.
하지만 10 그램의 커피 한 잔에 담긴 위로와 휴식은,
때론, 무게를 잴 수 없을 만큼, 무한하지요.
커피에 대한 많은 이들의 사랑은,
그 역사만큼이나 길고
또 그 깊은 향만큼이나 절절합니다.
프랑스의 정치가인 탈레랑은 이렇게 말하네요.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강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며,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또 베토벤 역시 이렇게 커피를 찬양합니다.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예순 가지의 새로운 영감을 가져다준다“고 말이죠.
심지어 프랑스의 역사가인 미슐레는
커피를 “시대의 흐름을 바꾼 상서로운 혁명”
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커피를 찾으면서 술을 덜 마시게 됐고,
카페에서 시작된 토론 문화는
급기야 프랑스 혁명을 불러오는 단초가 됐다는 거지요.
하지만 커피에 대한 가장 깊은 사랑은
루소를 따라올 수 없을 거예요.
평생 커피를 즐겼던 루소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 이렇게 탄식했다고 해요.
“아, 이제는 커피잔을 들 수가 없네...”
예술가들에겐 영감의 원천이 되고,
때론 혁명의 단초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에겐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아쉬움이 될 만큼 절절한 -
커피.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커피는,
아주 친근하면서도, 아주 가벼우면서도
아주 적절한 - 좋은 친구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커피 한잔 할래?” 한마디에 잠시 쉬어가고,
“커피 한 잔 하실래요?”라는 말 한마디로
새로운 인연이 싹트기도 하고,
이도저도 없이, 그저 커피 한 잔하며 한 숨 돌리고 가는,
작지만 큰 일상의 축복.
두 손 안엔 꼭 쥔 커피잔의 온기가,
가슴으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겨울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