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화) 산속에서
저녁스케치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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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나희덕님의 글이었어요, <산 속에서>



살다보면 어두운 산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막막한 순간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비로소 알게 되지요.
손 내밀면 닿을, 내 곁의 사람들.
찌개가 끓는 따뜻한 저녁 식탁 불빛 같은..
그런 작은 것들이 실은 내 삶을 이끌어왔고,
또 이끌어 갈 희망이란 걸 말이예요.
이 시간.. 일상으로 저무는 하루가.. 고마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