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3(금) 틈에 대하여
저녁스케치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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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의 책을 빼내 읽고
제자리에 다시 꽂으려고 하니
좀처럼 들어가지 않는다
빽빽한 책 사이
있던 자리가 없어져버렸다
한쪽 모서리를 걸치고
열심히 디밀어도 제자리를 못 찾는다
한 권의 틈을 주지 않는다
옆의 책을 조금 빼내
함께 밀어보니
가까스로 들어간다
내가 네 안에 반듯이 앉도록
조금만 그렇게 미궁을 들썩여다오
없던 틈으로 당겨져
내가 들어간다
고영민님의 글이었어요, <틈에 대하여>
너무 반듯하니, 빈틈없는 사람보다는
어딘가 한 구석 비어 있는.. 그런 사람이 좋지요.
틈이란,
그만큼 서로의 마음을, 삶을 나눌 기회 같은 게 아닐까요.
조금, 틈을 주세요.
그대에게 살짝, 다가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