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화) 깊은 물
저녁스케치
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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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도종환 시인의 <깊은 물>이란 글이었습니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란 구절이
유난히 마음을 치는, 그런 겨울 저녁입니다.
그러게요.
큰물은 커녕,
종이배 하나 띄울 만큼의 물이나 되는지..
얕은 물처럼 괜히,
요란한 소리만 내며 흐르진 않았는지..
깊은 물이고 싶습니다.
모든 걸 아우르며, 소리 없이 저물도록 흘러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