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목) 반복
저녁스케치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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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날갯짓 하려는 아들에게
넥타이 매는법을 가르쳐 준다
그 옛날 아버지가 텁텁한 냄새의 입김으로
나에게 가르쳐 주었던 똑 같은 방법
아버지와 달리 몇 번이나 실패를 거듭한다
구부려 올려다보는 아들의 어깨 너머
그가 겪어나갈 신산(辛酸)의 세월이 겹겹이 둘러섰다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 훨씬 더
세상은 차갑고 무섭단다
내 힘 한 점 소용없을 때까지
네 기력을 돋울 군불이 되고 싶건만
이미 달빛이 된 아버지
나도 곧 달빛으로 오른다
아들은 그 아들에게 넥타이 매는 법 가르치며
그 옛날 자신의 숨결과 닿았던 내 숨결을 기억하리
생의 반복은
엄숙하고 슬픈 되새김이다
신평님의 <반복>이란 글이었습니다.
장성한 아들의 넥타이를 매주는 기분.. 어떠신가요.
이제 너도 다 컸구나.. 싶어 대견하기도 하고.
동시에 아이가 지고 갈 세상의 무게가 느껴져 안쓰럽기도 하고.
그 옛날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도.. 같은 마음이셨겠지요.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또 그 아들로...
생이란 그렇듯, 엄숙하고 애잔한 되새김인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