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화) 간이역
저녁스케치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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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아직 오지 않았다
부드러운 능선 위로
갑자기 쏟아지는 붉은빛
어디까지나 파고드는 고요함
녹슨 철길에 뻗는다
한때나마 나도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기차가 지나가듯이 벌판이 흔들리고
잘 익은 들녘이 타오른다
지는 해가 따가운 듯 부풀어 오르는 뭉게구름
기차를 기다린다
지나간 일조차 쓰리고 아플 때에는
길 위가 편안하리라
김수영 시인의 <간이역>이란 시였습니다.
지나간 사랑은,
어느새 빛바랜 그리움이 되어버린 사랑은,
낡은 간이역의 풍경과 닮았단 생각을 해 봅니다.
돌진하는 기차처럼 벌판을 가로지르고,
지축을 뒤흔들었던 내 젊은 날의 사랑..
이제.. 더 이상 기차는 오지 않고..
녹슨 철길 사이로 이름 모를 들꽃이 핍니다.
그래도 저 멀리 - 희미한 기적 소리처럼,
그대 소식 전해 올 거 같아..
오늘도 추억의 철길 위를 서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