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 (토) 지나간다
저녁스케치
2014.12.16
조회 649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대로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천양희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지나간다>




기쁨에 겨운 시간이든, 슬픔으로 가득찬 시간이든,
모든 건 다 지나갑니다.
지나가는 삶 속에서
놓아줄 건 놓아주며, 새롭게 배우며 -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