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2 (화) 놓지 못할 인연
저녁스케치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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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저장해 두기에 당신은
너무 많이 가슴에 머물러 있는 사람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 지우면
다시는 기억되지 않을 줄 알았다

사랑이라는 말이 소멸되지 않는 한
그리움은 영원히 존재하기에
지워버린 숫자가 가슴을 돌아다녔다

절대 잊힐 사람 아닌 거 알면서
절대 놓지 못할 인연인 거 알면서
가끔 멀리 있는 당신을 견디지 못하고
속이 좁아 이별을 이야기했다

사철 바뀌는 풍경 안에
영원이라는 말로 채워진 당신
또다시 그리움 들창 하나 생겨나
하염없이 열어 놓고
휴대전화에 당신을 적는다

당신 곁에 오래도록 사랑하며 있겠노라고

김설하 시인의 <놓지 못할 인연>


사진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때 그 장소에 가면 자동으로 추억이 재생돼요.

전화번호를 지웠는데도
여전히 손은 기억하고 있고,

편지를 태웠어도
그 말들은 공기 속에 남아 가슴을 울립니다.

그렇게 지우고 또 지워도 잊혀 지지 않는,
놓고 싶어도 놓아지지 않는.

묻어둔 가슴 한편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그런 인연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