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2 (금) 밑줄 긋기
저녁스케치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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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가 밑줄 친 기억이 있다
무엇엔가 밑줄 긋는다는 것
다시 한번 새기고 싶고 그곳에
마음 묻고 싶은 내재한 것이 있다는 뜻

인터넷 관련 검색어를 찾다가 발견한
격한 공감의 문장들처럼 그렇게
우리가 찾던 일맥상통의 감정은
내가 어느 날 바람이 너의 손길 같다고 말하고
달빛이 너의 체온 같다고 말하고
꽃이 너의 웃음 같다고 말하는 밑줄 긋기

이 밤 내 쓸쓸한 눈을 들어
같은 하늘 아래 먼 어디서 아플 네 생각으로
나도 같이 아파야
그래야
쫙 그은 밑줄로 너를 새겨 넣고
너에게 가 닿고
난 나이지만 더러 네가 되고픈 나라서
몸과 마음 하나로 거듭나고픈
미완의 사람이라서
이렇게 눈빛으로 그어야
표정으로 그어야
진정 가슴으로 그어야
너의 웃음 너의 울음에 나도 웃고 울어야

안미숙 시인의 <밑줄 긋기>


밑줄을 긋는 건 잊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저무는 한 해를 돌아보며
다시 반복 하고 싶지 않은 아픔에,
꼭 기억해야 할 추억에,
가슴에 새길 사랑에,
함께 가야 할 사람들에 밑줄을 긋고는
별표를 해두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