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 (월) 새해를 향하여
저녁스케치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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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신년! 해피 뉴 이어!
임영조 시인의 <새해를 향하여>
해야 할 일도,
가야 할 방향도 적혀있지 않은
새하얀 백지 같은 새해.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 가면 좋을까
고민하는 사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하지만 오늘이 가기 전에
이 말은 꼭 적어두려 합니다.
할 수 있다!
그 다짐이 열정과 보람 가득한
한 해의 첫걸음이 되길 바라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