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 (화) 수제비 인생론
저녁스케치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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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왜 내게서 자꾸만 멀어지기만 할까요?
남들은 어째서 앞서만 갈까요?

어머니는 수제비를 뜨고 계셨다
납작납작 떼어 낸 반죽마다 어머니 지문이 찍혔다
지문에는 어머니의 인생이 새겨져 있다
살아온 인생을 걸고 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끓는 물에 먼저 들어간 수제비나
나중에 들어간 수제비나
그릇에 담길 때는 똑같단다

한 쪽 한 쪽 첨벙거리며 뛰어든 수제비들이
다 떠오르자 어머니는 가스 불을 껐다

김미희 시인의 <수제비 인생론>


끓는 물에 언제 들어가든 그릇에 담길 때는 똑같단다.
수제비에 찍힌 인생 지문의 깊이만큼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삶이란 함께 출발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형편이 좋을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고,
산등성이를 넘듯 늘 희비가 교차하죠.

그러니까 우리, 서로 비교하지 말아요.
다른 곳을 보느라 손에 쥔 행복을 놓치지 말고,
내가 만족스럽고, 내가 즐거운 인생을 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