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4 (화)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
저녁스케치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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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김용택 시인의 글이었어요,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




“한 계절의 모퉁이에 다정히 서 계시어, 이 가을이 더 근사해지는“,
그런 사람 - 있으신가요?
가고 오는 계절의 길목에서 보고 싶은 사람,
근사한 계절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
아니, 그대가 없으면 이 모든 게 아무 것이 아닌 사람..
가을의 끝자락에서,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